상봉 북경오리 구이부터 전골까지
솔직히 말하면 상봉에서 북경오리를 먹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상봉 하면 떠오르는 건 딱 정해져 있잖아요. 영화관, 마트, 환승역, 그리고 그냥… 지나가는 동네 느낌.
그런데 그런 상봉 한가운데에서, 그것도 꽤 오래된 듯한 외관의 중식당에서 북경오리구이 코스를 먹게 될 줄은 진짜 몰랐어요.
주소 : 서울 중랑구 봉우재로33길 12 천외천 북경오리구이
전화번호 : 0507-1431-3334
영업시간 : 11:30~21:50
매주화요일 휴무


이날 방문한 곳은 상봉천외천 북경오리구이.
이름부터 뭔가 고수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나요. 천외천이라니.
괜히 허세 가득한 이름이 아니라는 걸, 문 열고 들어가서부터 바로 느꼈어요.
가게 내부는 요즘 감성의 세련됨과는 거리가 있지만, 대신 딱 “중식은 이런 데서 먹어야지” 싶은 분위기였어요.
넓은 홀, 묵직한 테이블, 벽에 걸린 메뉴판, 그리고 주방 쪽에서 계속 들려오는 웍 소리.
괜히 기대감이 올라가는 그런 공간이었달까요.


이날 주문한 건 북경오리구이 코스 (구이 + 전골).
북경오리는 단품으로도 먹을 수 있지만, 이 집은 코스로 먹어야 진짜라는 얘기가 많아서 고민 없이 코스로 선택했어요.
잠시 후, 기본 반찬과 함께 테이블이 세팅되는데, 여기서부터 이미 마음이 조금 놓였어요.
괜히 대충 나오는 집은 아니라는 느낌.
하나하나 정갈하게 나오는 기본 찬부터가 성의 있어 보였거든요.
그리고 드디어 등장한 북경오리구이.










와…
접시가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 괜히 말이 줄어들어요.
윤기 좌르르 흐르는 오리 껍질, 얇게 슬라이스된 고기, 그리고 함께 나오는 전병과 채소들.
북경오리는 사실 껍질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음식이잖아요.
기름기 많으면 느끼하고, 구이가 덜 되면 비리고, 너무 바짝 구우면 딱딱해지기 쉬운 음식인데
여기 오리는 딱 그 중간을 정확히 찍고 있었어요.


껍질은 바삭한데 질기지 않고, 씹으면 바로 부서지듯 사라지면서 고소함만 남고
살코기는 퍽퍽하지 않고 촉촉하게 살아 있었어요.
전병에 오이, 파 올리고 오리 한 점 올린 다음 소스 살짝 찍어서 한입에 넣으면
이게 왜 코스로 먹어야 하는지 바로 이해가 돼요.
단품으로 몇 점 먹고 끝내기엔 너무 아까운 맛.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기름진 느낌이 생각보다 훨씬 적었다는 점이에요.
북경오리 먹다 보면 “아… 한두 점이면 됐다” 싶은 순간이 오는데,
여기는 그런 포인트가 꽤 뒤로 밀려 있어요.
계속 손이 가고, 계속 한 장 더 싸 먹게 되는 스타일.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도 줄어들고,
테이블 위에서는 전병 소리만 사각사각 나고 있었어요.
이럴 때 괜히 “아 여기 잘 왔다”는 생각이 들죠.
그리고 북경오리의 하이라이트는 사실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진짜는 그 다음에 나오는 오리 전골.
오리구이를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남은 오리 뼈와 살을 활용해서 전골이 준비돼요.
이게 코스로 먹는 이유 중 하나인데,
이미 한 번 구이를 거친 오리라서 국물에서 나오는 맛이 정말 깊어요.
전골 냄비가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서,
국물에서 올라오는 향이 또 한 번 테이블 분위기를 바꿔요.
아까까지는 고기 파티였다면, 이제는 따뜻하게 속을 채워주는 마무리 단계.
국물은 너무 자극적이지 않고, 그렇다고 밍밍하지도 않은 딱 중식 전골 느낌.
오리 특유의 향은 거의 없고, 대신 진한 감칠맛이 중심을 잡고 있어요.
국물 한 숟갈 떠먹자마자
“아… 이래서 코스구나”
이 말이 절로 나와요.
오리구이로 기름진 입을 한 번 잡아주고,
전골로 속을 정리해 주는 이 흐름이 정말 좋아요.
전골 안에 들어간 채소들도 숨이 죽으면서 국물을 잔뜩 머금고 있어서
하나하나 건져 먹는 재미도 있고,
밥을 부르지 않는 척하면서 결국 밥 생각이 나게 만드는 그런 마무리였어요.
전체적으로 상봉천외천 북경오리구이 코스는
화려함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한 스타일이에요.
요즘 유행하는 트렌디한 중식당은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믿고 먹을 수 있는 곳.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좋고,
부모님 모시고 가기에도 부담 없고,
북경오리 처음 먹어보는 사람 데려가도 실패 없는 선택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봉에서 이런 북경오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게 조금 놀라웠고,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식사였어요.
다음엔 단품 말고 다시 코스로,
그리고 가능하다면 여럿이서 와서 더 푸짐하게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봉에서 중식,
그중에서도 북경오리구이 제대로 먹고 싶다면
상봉천외천, 충분히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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