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살이 꽉 찬 석모도 밥상, 여기였어”





안 가 본 사람은 몰라도 한 번 다녀온 사람은 꼭 다시 간다는 곳이 바로 강화도 석모도잖아요. 바다 구경도 좋지만 저는 역시 먹방 코스가 더 중요해서, 이번엔 꽃게랑 벤댕이 제대로 한 번 먹어보자 마음먹고 석모도 맛집을 열심히 검색했어요. 그러다 찾아낸 곳이 바로 보문사 앞에 위치한 ‘뜰안에 정원’. 이름부터 너무 마음에 들어서 망설임 없이 향했습니다.
- 위치 : 인천 강화군 삼산면 삼산남로 827 뜰안에정원
- 전화번호: 0507-1339-3071
- 영업시간 : 10:00~20:00 라스트오더 19:00
- 주차 : 주차장이 큰편이라 차량 방문도 편리




차를 타고 석모도로 넘어가는 길부터 이미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창밖으로 바다가 쫙 펼쳐지고, 살짝 습한 바닷바람이 유리창 너머로 느껴지는 그 분위기. 저는 보문사 절을 돌아본후 갔어요. 이름 그대로 정원 한가운데 자리 잡은 듯한 아담한 건물이 딱 나타나요. 밖에서 봐도 꽃 화분이랑 나무들이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아, 여기 잘 먹고 잘 쉬다 가겠다” 하는 느낌이 바로 왔어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부 인테리어가 또 한 번 눈길을 잡아요. 시골집 느낌이라기보다는 약간 유럽 시골집 같은 분위기? 하얀색 가구에 꽃무늬 테이블보, 작은 샹들리에까지 달려 있어서 어르신 모시고 와도 좋고, 여자들끼리 조용히 식사하기도 참 괜찮겠더라고요. 창가 자리로 안내받아서 앉으니 바깥으로 초록 초록한 정원이 보이고, 테이블에는 이미 깔끔한 식기 세팅이 되어 있었어요.










밑반찬부터 상다리가 휘어짐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분이 커다란 쟁반에 밑반찬을 한가득 들고 오셨는데, 첫인상부터 합격. 그 흔한 김치 몇 가지로 끝나는 상이 아니고, 색색깔이 다른 접시들이 줄줄이 나와서 상이 꽉 차더라고요.
접시마다 하나씩 살펴보면, 먼저 샐러드에 깨소금 솔솔 뿌려진 참깨 드레싱이 올라가 있는데 고소하면서도 상큼해서 입맛을 확 살려줘요. 옆에는 오독오독 씹히는 도라지나물과 숙주나물, 버섯이 들어간 잡채 스타일 반찬이 있었는데 간이 과하지 않아서 메인 요리 나오기 전에 이미 반 접시 비워버렸어요.
제가 특히 좋았던 건 버섯냉채었어요. 오이랑 당근이 채 썰어 올라가 있고 위에 까만 깨가 툭툭 뿌려져 있는데, 한 입 먹는 순간 시원함이 확 느껴지면서 “아 오늘 술각인데?” 싶더라구요. 여기에 아삭아삭 깍두기, 적당히 익은 배추김치, 살짝 매콤한 가지볶음, 짭짤하게 볶은 멸치까지… 어느 하나 대충 만든 느낌이 없어서 반찬만으로도 이미 ‘강화도 석모도 맛집’ 인정하고 들어갔습니다.
재미있었던 건 연근 조림이었어요. 회색빛 연근을 도톰하게 썰어서 살짝 달달하게 졸였는데, 포슬포슬하면서도 특유의 흙내는 잡힌 그런 맛. 부모님이 옆에서 “이 집 반찬 손맛 좋다~”를 연발하셔서, 반찬 떨어지면 또 주시나 싶어 슬쩍 눈치를 봤더니 리필도 친절하게 해주시더라고요.



솥밥의 힘, 밥 한 숟갈에 행복 완성
반찬 구경을 한창 하고 있으니 드디어 솥밥이 등장합니다. 뜨끈한 솥 위에 나무 뚜껑이 얹혀 나온 모습부터가 너무 정겨워요. 뚜껑을 살짝 열어보니 하얀 쌀밥 사이로 까만 콩이 두 알, 포인트처럼 박혀 있더라고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그 장면에서 벌써 마음은 꽃게장에 밥 비비는 상상으로 가득 찼습니다.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 있으면서 윤기가 촥 돌아요. 먼저 밥을 공기에 옮겨 담고, 남은 밥솥에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놓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 꽃게탕이랑 간장게장도 기대되지만, 마지막에 딱딱 긁어 먹는 누룽지는 또 다른 행복이니까요.


벤댕이회무침으로 입맛 제대로 리셋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 먼저 벤댕이회무침이 상에 올랐어요. 빨간 양념 사이로 은빛이 살짝 비치는 벤댕이 살, 그 위에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서 비주얼부터 군침이 돌더라고요. 같이 섞인 채소도 아주 푸짐했습니다. 양파, 미나리, 당근, 상추가 듬성듬성 들어가 있어서 식감이 지루할 틈이 없어요.
한 입 떠서 먹어보니, 벤댕이 특유의 기름진 고소함이 입 안을 먼저 채우고, 곧이어 매콤새콤한 양념이 뒤따라옵니다. 비린내는 전혀 없고, 오히려 상큼한 맛이 강해서 입이 확 깨어나는 느낌. 살짝 얼얼해질 정도의 매콤함이라 밥반찬으로도 좋고, 소주 안주로도 딱 좋겠더라고요. “이 집은 벤댕이 하나만 먹으러 와도 성공이다” 싶을 정도였어요.


암꽃게 간장게장, 밥도둑의 끝판왕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중 하나였던 암꽃게 간장게장. 큼직한 게가 반씩 갈라져서 접시에 수북하게 담겨 나왔는데, 위에 알이랑 게살이 가득 차 있는 게 한눈에 보였습니다. 간장 양념 색도 너무 진하지 않고, 딱 먹기 좋게 은은한 갈색이라 “이건 짜기만 한 게 아니라 제대로 숙성되겠다” 싶었어요.
다리 한 쪽을 들고 쪽 빨아보니, 탱탱한 살이 쏙 빠져나오면서 간장 양념이 입 안에 퍼집니다. 짭짤하면서도 끝맛이 달큰하고, 은은한 게향이 올라오는 게 진짜 밥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어요.
게딱지 안에는 노오란 내장이랑 알이 듬뿍 들어 있었는데, 여기다가 돌솥밥 한 숟갈을 수북하게 넣고, 간장 양념 조금 더 끼얹어서 비벼 먹으니까 그야말로 말이 필요 없더라고요. 밥 한 공기 금방 비워버리고, 결국 “조금만 더…” 하면서 밥을 추가할까 말까 진심으로 고민했을 정도예요.



단호박 꽃게탕, 국물까지 싹싹
간장게장이 밥도둑이라면, 단호박 꽃게탕은 국물 도둑이었어요. 커다란 전골 냄비에 꽃게가 통째로 들어가 있고, 그 위에 쑥갓, 콩나물, 버섯, 두부, 대파, 새우까지 산처럼 쌓여서 나왔습니다. 비주얼만 보면 ‘해물 한 판’을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이었어요.
국물을 먼저 한 숟갈 떠먹어보니, 꽃게에서 우러난 시원한 맛과 단호박에서 나온 달큰함이 같이 느껴져요. 칼칼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고추기운이 올라와서,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 나더라고요. 꽃게 살은 정말 기대 이상으로 꽉 차 있었어요. 집게를 꺾어서 살을 발라 먹는데, 툭툭 끊기는 식감이 아니라 꽉 찬 살이 통실통실하게 빠져나와서 “아, 이 집은 재료에서 이미 끝났다” 싶었습니다.
국물 바닥쪽에는 잘 익은 단호박이 숨어 있었는데, 국물을 잔뜩 머금어서 한입 베어 물면 달달하면서 고소한 맛이 폭발해요. 저는 단호박 하나를 그릇에 올려두고 밥이랑 같이 으깨 먹었는데, 그게 또 작은 꿀조합이더라고요. 꽃게탕에 들어 있는 새우랑 버섯, 두부도 아낌없이 넣어줘서, 어느 하나 허투루 지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뜰안에 정원의 숨은 즐거움, 2층 쑥차 & 커피
배부르게 먹고 나서 계산을 하려고 일어났더니, 직원분이 “위에 쑥차랑 커피 있으니까 식사 후에 드시고 가세요”라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셨어요.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작은 카페 같은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더라고요. 꽃무늬 테이블보 위에 큰 스테인리스 보온통 두 개가 놓여 있고, 하나에는 강화 쑥차, 다른 하나에는 원두커피가 준비되어 있었어요. 그 옆에는 알록달록한 머그컵들이 돌려가며 꽂혀 있고, “잔은 1인 1잔씩 이용 바랍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귀엽게 붙어 있습니다.
쑥차를 먼저 한 잔 따라 마셔봤는데, 향부터가 다르더라고요. 인공적인 향이 아니라 진짜 쑥 삶은 향이 은은하게 올라와서, 오늘 먹은 꽃게와 해산물 향을 싹 잡아주는 느낌이었어요. 따뜻한 쑥차로 속을 한번 정리하고, 그 다음에 커피 한 잔 더 마시니 비로소 진짜 식사가 완성된 기분. 2층 공간이 아기자기해서 사진 찍기도 좋고, 잠깐 앉아서 바깥 풍경 구경하면서 이야기 나누기 딱 좋았어요. 이런 서비스는 사실 비용으로 계산하면 몇 천 원 더 받으셔도 될 것 같은데, 무료로 제공해주셔서 더 감동이었습니다.


총정리 & 한줄평
- 밑반찬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고, 모든 반찬이 “어? 이거 뭐지?” 하고 젓가락이 다시 가는 맛
- 벤댕이회무침은 비리지 않고 매콤새콤, 입맛 살려주는 스타터 역할 제대로
- 암꽃게 간장게장은 살과 알이 꽉 차 있어서, 밥 두 공기는 기본으로 비우게 되는 밥도둑
- 단호박 꽃게탕은 시원함과 달큰함이 공존하는 국물 맛으로, 해장 겸 보양식 느낌까지
- 식사 후 2층에서 마시는 쑥차와 커피가 마지막까지 기분 좋게 마무리
강화도 석모도 쪽에서 어디 갈지 고민하신다면, 제 기준에는 ‘뜰안에 정원’이 꽃게랑 게장, 벤댕이까지 한 번에 해결되는 진짜 찐 맛집이었어요. 어르신 모시고 가도 만족도 높을 것 같고, 친구들이랑 여행 겸 먹방으로 들르기에도 완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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